부정성 없는 춤: 재일조선인의 조선춤에 대한 몇 가지 단상
Dance without Negativity: Reflections on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손옥주(공연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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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glish version below -
빨라짐에의 강요는 부정성의 제거를 동반한다.1
0.
계속해서 한 곳을 향해 가볍게 가볍게 흐른다,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1.
재일조선인이란 누구이며, 재일조선인의 춤이란 무엇일까. 멀게는 일제시대에 한반도(외지)에서 일본(내지)으로 이주해온 1세대 이민자에서부터 그들의 자손이자 일본에서 나고 자란 오늘날의 4, 5세대에 이르기까지, 재일조선인은 기나긴 시간의 흐름 안에서 서로 다른 양상의 이주를 경험하였고 그와 같은 이주의 경험은 이주자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게 되었다. <춤의 이주>라는 주제 하에 2018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안무가 임지애의 리서치 프로젝트는 올해 재일조선인 중에서도 특히 (한국 국적이나 일본 국적 소지자들과는 달리) ‘조선적’을 선택하여 오늘날에는 존재하지 않는 ‘조선’이라는 민족 정체성에 귀속된 채로 북한을 왕래해온 무용가들의 활동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리서처로 참여한 3인(임지애, 홍정아, 손옥주)은 이를 통해 이주와 정체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반영된 현상으로서의 ‘조선춤’을 각자의 경험과 지식 안에서 감각해보고자 했다. 본 글은 이처럼 재일조선인 무용가의 조선춤 관련 리서치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필자가 그들의 춤 영상을 처음으로 접하고 난 후에 느끼게 된 바, 그리고 재일조선인 관련 서적과 논문을 읽으며 생각했던 점 등을 단편적으로 기술해놓은 짧은 에세이이다.2
2.
재일조선인의 춤에 대한 감상을 밝히기에 앞서, 필자는 그들이 일본 사회 안에서 동일성에 위배되는 ‘비규정적 존재(ein unbestimmtes Wesen)’로 호출되어온 상황에 대해, 따라서 사회 내에서 그 자체로 ‘부정성(Negativität)’으로 현시되어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다.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이어진 재일조선인 북송사업과 관련해 사업이 수행된 계기를 조총련 및 북한의 이해와 결부시키는 한편 이를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철저히 분리시키는 방식으로 연구, 발표해온 몇몇 일본 학자들의 담론에서만 재일조선인이 부정적인 존재로 조명된 것은 아니다.3이와는 분명 다른 맥락임에도 가령, 재일조선인의 권익을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오시마 나기사가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본인을 반성케 하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로서 재일조선인을 호명할 때,4그와 같은 호명 속에서 재일조선인은 마찬가지로 ‘같지 않은 존재로서의 부정성’을 부여 받는다. 다시 말해 그들은 한편으로는 모어와 모국어와 국가가 일치된 순결한 공간으로서의 일본을 상상해내기 위한 배제와 추방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5다른 한 편으로는 일본인들의 자기반성을 위한 매개이자 계기, 더 나아가 마땅히 보존하고 지켜줘야 할 일종의 노스탤지어 그 자체로 발견되는 셈이다. 일본인의 추함을 되비춰줌으로써 일본인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반성적 존재로 자각하게 만드는 매개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와 같은 매개로서의 재일조선인은 사실상 일본인과 같은 자기규정 혹은 자기반성의 주체가 되지 못한 채, 그저 추하거나 혹은 추하지 않은 일본인에 대한 부정성(‘~가 아닌’)으로만 표상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6그러한 표상화의 과정 안에서는 일본인에 의해 자기발견의 계기로서 호출되는 재일조선인이 정작 자기발견의 주체인 일본인과 삶의 시공간과 언어를 공유해왔다는 사실이 쉽게 망각된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재일조선인 중 상당수는 국적과 결부된 입출국의 문제 등으로 인해 일본 영토를 벗어난 적이 없다). 마치 현 세상에 실재하지 않는 조국에 대한 민족적 정서를 국적화(‘조선적’)하는 동시에 일본 사회 내에서 디아스포라이자 마이너리티로서 끊임없이 차별 받아온 현실을 곧 자기 정체성으로 구축해버린 재일조선인의 역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재일조선인은 실체 없는 비물질적 정서를 자기 실체의 뿌리로 삼고 있는 동시에 사실상 실체 있는 것에 대한 부정으로서만 자기 실체를 드러내어온 셈이다.
3.
모어는 일본어이고, 모국어는 북한식 조선어이며, 남한도 북한도 아닌 일제 강점기 이전의 조선, 따라서 더 이상 실재하지 않는 민족 영토에 귀속되어있는 재일조선인들은 그 자체로 비규정적이고 비합일적이다. 모어와 모국어가 한국어로 일치하며 바로 그 한국어를 유일한 국어로 삼는 대한민국 국적을 일평생 가져온 필자의 관점에서는 이와 같은 재일조선인들의 비합일적 삶의 양식, 그리고 앞서 언급한 디아스포라 마이너리티로서 일본 내에서 차별적 혹은 매개적 방식으로 구축되어온 이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재일조선인들의 삶이 ‘부정성’과 결부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바로 그와 같은 삶에 있어서의 ‘부정성’이 불일치에 기반한 부정의 상태로부터 벗어나 모든 것이 합일된 상태로의 지속적인 지향을 추동한다고 보았다. 이번 리서치 기간 동안 영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던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의 조선춤은 레퍼토리를 불문하고 (심지어 무용기본동작에 이르기까지) 필자에게 ‘돌기(突起) 없는 춤, 물 흐르듯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춤, 완충 작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 춤, 선율 중심의 서양식 관현악 오케스트레이션에 합일되는 춤’으로 감각되었는데, 익숙한 듯하면서도 사실상 매우 낯선 이들의 춤을 접하며 다음과 같은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몸의 언어를 통해 부정성을 봉합해낸다.’ 봉합된 부정성을 현시하는 몸의 언어란 일관되게 빠르고 일관되게 상승하며 일관되게 가벼웠다. 그리고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은 흥미롭게도 그처럼 한없이 흐르는 춤 안에서 ‘조국’을 호출하고 있었다.
4.
다음은 2010년 5월 6일에 동경문화회관에서 개최된 금강산가극단의 창립 55주년 특별공연 <조선무용의 비단길(朝鮮舞踊の緋緞道)> DVD 시청 시에 필자가 작성한 메모의 일부이다7:
— 금강산가극단의 춤에 있어서 '창작'의 의미란 무엇일까. 어쩌면 무용수 신체/춤의 기술 역량 강화에 국한된 것은 아닐까. 빨리 돌고 많이 돌고 높이 뛰고 상체를 뒤로 많이 꺾고 등등.
— 조선춤에 끼친 발레의 영향은 어디까지인 것일까.
— 스토리가 특별히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데, 이 경우에 스토리의 역할을 대신해서 작품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요소란 무엇일까. 관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의 선율 변화, 대규모 군무의 대형(Formation) 변화 등 시공간적으로 무대를 채우고 비우는 흐름 그 자체가 공연의 강도를 조절함으로써 스토리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 아닐까.
— 팔 동작만 보더라도 가슴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위로 향하거나 사선 방향을 이루는 경우가 많고, 다리 동작의 경우에도 높고 낮은 점프가 많으며, 무용수들의 호흡이 단전을 중심으로 묵직하게 내려앉는 것이 아니라 위로 가볍게 떠있다. 이 같은 호흡의 방식과 동작의 구성 전반을 통해 ‘상승하는 춤’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의 춤에 드러나는 상승의 이미지란 대체 어떤 의미인 것일까.
— 춤의 조형미가 갖는 상징성은 무엇일까.
이러한 궁금증들을 바탕으로 <조선무용의 비단길> 공연에서 인상 깊게 본 작품 중 하나인 <소장고춤>에 대한 짧은 감상을 남기고자 한다. 이 작품은 북한의 인민배우이기도 한 재일조선인 무용가 임추자가 이끄는 ‘임추자 민족무용단‘의 여성단원 9명이 출연한 작품으로 약 5분 30초 가량 이어졌는데,8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늴리리야>와 같은 배경음악에 맞춰 춤을 추되) 점차 춤이 고조될수록 배경음악의 박자를 쪼개어 한 박자 안에 더 많은 동작들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공연 전반의 속도감을 높이는 점이었다. 이처럼 특정한 하나의 프레임을 세분화함으로써 복수형의 프레임들로 전환시키면, 시시각각 변형되고 변주되는 춤의 과정이 바로 이 각각의 프레임 안에 일종의 조형물과도 같이 박제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마치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모션 픽쳐와도 같은, 움직이지만 움직이지 않는 듯한 역설적인 속도감 속에서 무용수들은 인형처럼 화사하게 미소 지었고, 매우 가볍고 빠르게 걷거나 뛰거나 돌거나 점프했으며, 원과 직선, 사선 등 공간에서의 대열을 그래픽적으로 축조해내고 곧이어 허물어뜨리기를 반복했다. 이처럼 프레임을 쪼개어 동작의 변주를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춤을 가속하게 만드는 안무 방식은 2017년 7월에 금강산가극단에서 제작, 발행한 <조선무용기본동작>에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가령, 제 1동작 ‘걷기‘의 경우에 보통걷기, 꼬아걷기, 비껴걷기, 전줄러 걷기, 곱디뎌 걷기9 순으로 진행되다가 동일한 박자 안에서 꼬아 곱디뎌 걷기, 비껴 곱디뎌 걷기, 전줄러 곱디뎌 걷기 등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걷기 동작을 결합시켜 보다 복합적이고도 빠른 움직임의 이미지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때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동작이 결합되는 방식과 그 결합이 이루어지는 타이밍은 사실상 매우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있음에도, 실제 공연의 형식 안에서 관객에게 전달되는 춤의 감각이란 이 같은 체계성 너머에서 끊임없이 울린다는 것이다. 춤 동작의 시연을 넘어서서 몸이 수행하는 특수한 기예 단계로까지 확장된 춤의 형식. 그리고 비단결처럼 영구히 흐름과 동시에 쉼 없이 상승하고자 하는 춤의 의지 안에서 현시되는 민족과 조국에의 염원. 그와 같은 춤은 재일조선인들의 오늘을 표정 짓지 않는다. 대신에 오늘을 넘어선 다른 차원의 시간성 속에서 그들 삶의 단면들을 봉합해냄으로써 재일조선인의 조선춤이 갖는 의미를 조국 자체와 등가적으로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어쩌면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은 역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경계 혹은 틈 사이에 놓일 수밖에 없는 자신들의 삶 속에서 피어난 조선춤을 통해 춤추는 이의 몸과, 춤의 이념과, 공연을 구성하는 다양한 기호들(음악, 코스튬, 무대미술 등을 포함한)의 의미가 일치된 조국을 상상하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재하지 않기에 실제로 경험한 적도 없고 경험할 수도 없는 조국을 무대 위에 그릴 때, 무대는 그 자체로 삶을 초월하는 하나의 이상향이 된다.
5.
‘부정성‘이라는 개념을 ‘속도‘ 혹은 ‘흐름‘과 연결 지을 수 있었던 데에는 철학자 한병철 교수의 저작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투명사회(Transparenzgesellschaft)』에서 그는 신 자유주의가 지배하는 현 사회를 부정성이 부재하는, 그리하여 투명해진 사회로 정의 내린 바 있다. 부정성이 부재한다는 것은 곧 매끈해짐을 의미하며, „자본과 의사소통과 정보의 매끈한 흐름 안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10사회가 구축되어감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정성이 사라짐으로써 흐름은 빨라지고, 빨라진 흐름에 따라 효율은 극대화되며, 극대화된 효율성 안에서 사회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를 착취하는 사회 구조에 대해 “피로사회(Müdigkeitsgesellschaft)“11이자 “긍정사회(Positivgesellschaft)“12라고 진단한 바 있는 한 교수의 철학은 물론 재일조선인의 조선춤 맥락과는 다소 거리가 먼 현대 사회의 정치경제적 컨텍스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전개해나가는 ‘부정성‘이라는 개념의 운동성 자체, 즉 ‘반(反)‘의 상태가 소거되었을 때 필연적으로 발생될 수밖에 없는 가속의 상태와 무게감의 상실은 재일조선인의 조선춤에 접근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되어주었다. 게다가 이 같은 부정성의 개념 모델이 신 자유주의의 맥락을 넘어서서 이번 재일조선인의 조선춤 경우처럼 특정 집단의 문화정체성 고양 문제와 연결된다면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프로파간다 문화예술 연구 등에 다소 국한되어있던 기존 관련 연구의 방향과 관점에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재일조선인의 조선춤이 보다 거시적인 인문학적 담론 안에서 조명될 때, 춤의 속도와 춤추는 얼굴의 표정과 춤추는 몸의 인상은 보다 다양한 해석의 지점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한 후속 연구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Dance without Negativity: Reflections on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The pressure of acceleration is accompanied by the elimination of negativity.1
0.
It flows towards one spot with levity and lightness, with nothing getting in the way.
1.
Who are Zainichi Koreans, and what is the dance of Zainichi Koreans? From the first-generation immigrants who emigrated from the Korean Peninsula(“outland”) to Japan(“inland”)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to their decedents, the fourth and fifth generations who are born and grew up in Japan, Zainichi Koreans experienced different modes of migration within a long trajectory of time and this experience of migration has had a crucial influence in forming their identity as immigrants. This year, choreographer Lim Jee-Ae’s research project, which began in 2018 under the theme of Migration of Dance, aimed to focus on Zainichi Koreans who have ‘Joseon’citizenship –rather than Korean or Japanese citizenships–to investigate the activities of dance artists who have been visiting North Korea while belonging to a national identity of ‘Joseon,’ a country that does not exist at present. Through this, the three researchers(Lim Jee-Ae, Hong Jungah and I) tried, within our own experiences and knowledge, to get a sense of the issues of migration and identity and also of the ‘Joseon dance’ as a phenomenon onto which they are reflected. This essay is a small collection of my thoughts and reflections upon watching the videos of Joseon dance by Zainichi dance artists and reading books and papers related to Zainichi Koreans.2[2]
2.
Before I talk about my impression on the dance of Zainichi Koreans, I’d like to bring focus to how they are invoked as “an indefinite being(ein unbestimmtes Wesen)” in the Japanese society who infringes homogeneity and thus have been manifested in society as “negativity(Negativität)” itself. It is not only within the discourse of a few Japanese scholars -whose research has associated the background of the repatriation project of sending Zainichi Koreans to North Korea, which took place from 1959 until 1984, with the interests of Chongryon(General Association of Korean Residents in Japan) and North Korea while completely separating it from the standpoint of the Japanese government- that Zainichi Koreans were viewed in a negative way.3 Although a clearly different context, when Zainichi Koreans are invoked, for instance, by filmmaker Nagisa Oshima (who has famously put an effort for the rights of Zainichi Koreans) as kind of a mirror that encourages the Japanese who are not free from their original sin to repent,4 Zainichi Koreans are endowed again with “negativity as unequal beings.” In other words, one could say they are on the one hand excluded and expelled in order to imagine Japan as a space of purity where mother tongue and native language match5 and, on the other hand, discovered as a mediator or opportunity of the self-reflection of the Japanese people and further as a kind of nostalgia itself, which ought to be preserved and protected. What does it mean to be a mediator that helps the Japanese to critically examine themselves by reflecting their ugliness? Could it be that Zainichi Koreans as such a mediator cannot be subjects to define or reflect on themselves, being only represented in negativity(“not ~”) in relation to the ugly or non-ugly Japanese?6 In the process of such representation, it is easily forgotten that Zainichi Koreans, invoked as an opportunity for self-discovery of the Japanese, have shared the time-space of life and language with the Japanese people, the subjects of that self-discovery. (Even today, many of Zainichi Koreans have never stepped outside of the Japanese territory due to entry and exit issues related to citizenship, for instance.) As shown by the history of Zainichi Koreans that formed both a nationality(“Joseon”) out of a national sentiment towards a non-existing home country and a self-identity out of the reality of constant marginalization as a diaspora and minority in the Japanese society, we can say the root of their substance is a non-material sentiment without substance, and their substance has practically revealed itself only as negativity of the substantial.
3.
With Japanese as the mother tongue, with North Korean-style Joseon language as the native language, and belonging to the country of Joseon before the Japanese Occupation -which is neither South nor North Korea but a national territory that no longer exists- Zainichi Koreans are indefinite and non-unifying in themselves. From my perspective, as someone whose mother tongue and native language are both Korean, the only official language of the country of my lifelong nationality, the life of Zainichi Koreans could be associated with ‘negativity,’ based on their non-unifying mode of life and their identity as diaspora and minority which is constructed in the ways of marginalization and mediation in Japan. Also, it is my view that this ‘negativity’ in life provides impetus for a continuous orientation towards a state of everything being unified, departing from a state of negativity based on discordance.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dance artists that I watched in this research, at least in the form of video, felt to me as “a dance without bumps, an endless dance like flowing water, a dance that does not need a buffer, a dance that is integrated into the Western melody-oriented orchestration” regardless of the repertory (even the basic movements). And this somewhat familiar yet very strange dance brought me to this idea: “stitching up the negativity through the language of body.” The bodily language that manifests stitched-up negativity was consistently fast, consistently elevating and consistently light. And interestingly, Zainichi dance artists were invoking “motherland” in this infinitely flowing dance.
4.
The following is from my notes when I watched the DVD of Silk Road of Joseon Dance, the special performance of Geumgang-san Gageuk-danon May 6, 2010, for the 55th anniversary of the company’s foundation7:
- What does ‘creation’ mean to the dance of Geumgang-san Gageuk-dan? Perhaps the idea is limited to the improvement of technical capabilities of the body/dance of the dancers? Many fast turns, higher jumps, bigger back bends, etc.
- How much influence did ballet have on Joseon dance?
- There are surprisingly many cases where there are no specific narratives; then what are the elements that create the overall flow of a piece instead of a story? Perhaps the flow of temporal and spatial emptying and filling of the stage itself, such as melodic changes of orchestration or formation changes in big group choreographies, could replace the role of story by controlling the intensity of performance?
- The arm movements are almost never below the chest; they are usually upward or diagonal. Also, a lot of leg movements are jumps in different heights and the breaths of dancers are not really grounded or rooted in the belly, but very light and floating. Would there be a specific reason for making an ’elevating dance’ with such rhythms and general movement composition? What on earth does this mean - the image of elevation shown in the dance of Zainichi artists?
- What would be the symbolism of dance’s figurative beauty?
Based on these questions, I’d like to talk briefly about the piece Sojanggo Dance, which left a strong impression in me from the performance of Silk Road of Joseon Dance. Starring 9 female members of Lim Chooja Dance Company for Korean Folk Dance, led by Zainichi dance artist Lim Chooja who is also a national actress of North Korea, this piece lasted for about 5 minutes and 30 seconds.8 And one particularly interesting thing was that it –while a folk tune like Niliriaaccompanies the dance– increased the overall speed of the performance as the movements intensified, by breaking down the beats more and putting more movements into one beat. Dividing one particular frame and turning it into several, it gave a feeling that this process of dance shifting and transforming each moment gets immediately imprinted within each frame like a kind of sculpture. Like a motion picture that unfolds with high speed, in this paradoxical sense of speed of moving but not feeling like it, the dancers wore a bright smile like a doll, walked, ran, turned, or jumped very lightly and fast, and kept graphically constructing and dissolving spatial formations of circles, straight lines, or diagonals. This way of choreography, which breaks down frames in order to enable variations in movement and at the same time accelerate them, is similarly shown in Joseon Dance Basic Movements,created and published by Geumgang-san Gageuk-danin July 2017. In the first movement, “Walk,” for example, we see a normal walk, twist walk, cross walk, staggered walk, and two-step walk in order and then, in the same rhythm, we see the combination of two different walks like a twist two-step, cross two-step, or staggered two-step, and thus the image of more complex and faster movements. One interesting thing here is that although the way and timing of these movements being combined are organized very systemically, the feel of this dance delivered to the audience within the actual form of performance keeps resonating beyond that system. A form of dance that moves beyond the demonstration of movements to the level of a particular craft performed by the body. And the aspirations towards the nation and motherland manifested in the will of dance, which tries to flow infinitely like silk and at the same time elevate without stopping. Such dance does not bear the today of Zainichi Koreans. Instead, they compose the meaning of Zainichi Koreans’ Joseon dance to be equivalent to the motherland itself by weaving fragments of their life in another dimension of temporality that goes beyond today. And through the Joseon dance that arises from their inescapably in-between, borderline life both in historical and cultural senses, perhaps the Zainichi dance artists are trying to imagine their motherland, where the meanings of the dancing body, the ideas of dance, and different signifiers constituting a performance(including music, costumes or set design) are all united. When the motherland that has never been experienced and never will be for it does not exist is portrayed on stage, the stage itself becomes an ideal that transcends life.
5.
Philosopher Han Byung-chul’s work had a big influence on connecting the notion of ‘negativity‘ with ‘speed‘ or ‘flow.‘ In one of his major works, The Transparency Society(Transparenzgesellschaft), he defined our current society dominated by neo-liberalism as a society without negativity, thus having become transparent. Having no negativity means becoming smooth and sleek; it means a society is built „with no resistance within the smooth flow of capital, communication, and information.“ As negativity disappears, the flow gets faster, which maximizes efficiency; and the social structure where each member of society exploits oneself in this maximized efficiency is what Han viewed as “the burnout society(Müdigkeitsgesellschaft)“ and “the society of positivity(Positivgesellschaft).“ This philosophy is of course based on a socio-political context of contemporary society which is quite distant from that of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Nevertheless, the mobility itself of his notion of ‘negativity,’ that is, the inevitable state of acceleration and loss of weight that occurs when the ’counter-’state is eliminated, has been a very important key in approaching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In addition, I thought if the model of negativity concept goes beyond the neoliberal context and links up with the issue of enhancing a particular group’s cultural identity, as in the example of Joseon dance, it might give a new perspective to the orientation and standpoint of the preexisting research which is rather limited to propaganda art and culture in a historical context. When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is illuminated within a more macro-level discourse of humanities, the speed of dance, facial expressions of dancers, and impressions of dancing bodies might generate clues for more diverse interpretations. A follow-up research will be our next task.
빨라짐에의 강요는 부정성의 제거를 동반한다.1
0.
계속해서 한 곳을 향해 가볍게 가볍게 흐른다,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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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이란 누구이며, 재일조선인의 춤이란 무엇일까. 멀게는 일제시대에 한반도(외지)에서 일본(내지)으로 이주해온 1세대 이민자에서부터 그들의 자손이자 일본에서 나고 자란 오늘날의 4, 5세대에 이르기까지, 재일조선인은 기나긴 시간의 흐름 안에서 서로 다른 양상의 이주를 경험하였고 그와 같은 이주의 경험은 이주자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게 되었다. <춤의 이주>라는 주제 하에 2018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안무가 임지애의 리서치 프로젝트는 올해 재일조선인 중에서도 특히 (한국 국적이나 일본 국적 소지자들과는 달리) ‘조선적’을 선택하여 오늘날에는 존재하지 않는 ‘조선’이라는 민족 정체성에 귀속된 채로 북한을 왕래해온 무용가들의 활동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리서처로 참여한 3인(임지애, 홍정아, 손옥주)은 이를 통해 이주와 정체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반영된 현상으로서의 ‘조선춤’을 각자의 경험과 지식 안에서 감각해보고자 했다. 본 글은 이처럼 재일조선인 무용가의 조선춤 관련 리서치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필자가 그들의 춤 영상을 처음으로 접하고 난 후에 느끼게 된 바, 그리고 재일조선인 관련 서적과 논문을 읽으며 생각했던 점 등을 단편적으로 기술해놓은 짧은 에세이이다.2
1 „Der Beschleunigungsdruck geht mit dem Abbau der Negativität einher.“
Byung-Chul Han, Transparenzgesellschaft, Berlin: Matthes&Seitz, 2013(2012), S.6.
2 참고로 리서치 주제의 특성 상, 본 글에 등장하는 ‘재일조선인’이라는 명칭은 ‘조선적을 둔 재일조선인’에 국한시키고자 한다.
2.
재일조선인의 춤에 대한 감상을 밝히기에 앞서, 필자는 그들이 일본 사회 안에서 동일성에 위배되는 ‘비규정적 존재(ein unbestimmtes Wesen)’로 호출되어온 상황에 대해, 따라서 사회 내에서 그 자체로 ‘부정성(Negativität)’으로 현시되어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다.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이어진 재일조선인 북송사업과 관련해 사업이 수행된 계기를 조총련 및 북한의 이해와 결부시키는 한편 이를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철저히 분리시키는 방식으로 연구, 발표해온 몇몇 일본 학자들의 담론에서만 재일조선인이 부정적인 존재로 조명된 것은 아니다.3이와는 분명 다른 맥락임에도 가령, 재일조선인의 권익을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오시마 나기사가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본인을 반성케 하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로서 재일조선인을 호명할 때,4그와 같은 호명 속에서 재일조선인은 마찬가지로 ‘같지 않은 존재로서의 부정성’을 부여 받는다. 다시 말해 그들은 한편으로는 모어와 모국어와 국가가 일치된 순결한 공간으로서의 일본을 상상해내기 위한 배제와 추방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5다른 한 편으로는 일본인들의 자기반성을 위한 매개이자 계기, 더 나아가 마땅히 보존하고 지켜줘야 할 일종의 노스탤지어 그 자체로 발견되는 셈이다. 일본인의 추함을 되비춰줌으로써 일본인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반성적 존재로 자각하게 만드는 매개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와 같은 매개로서의 재일조선인은 사실상 일본인과 같은 자기규정 혹은 자기반성의 주체가 되지 못한 채, 그저 추하거나 혹은 추하지 않은 일본인에 대한 부정성(‘~가 아닌’)으로만 표상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6그러한 표상화의 과정 안에서는 일본인에 의해 자기발견의 계기로서 호출되는 재일조선인이 정작 자기발견의 주체인 일본인과 삶의 시공간과 언어를 공유해왔다는 사실이 쉽게 망각된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재일조선인 중 상당수는 국적과 결부된 입출국의 문제 등으로 인해 일본 영토를 벗어난 적이 없다). 마치 현 세상에 실재하지 않는 조국에 대한 민족적 정서를 국적화(‘조선적’)하는 동시에 일본 사회 내에서 디아스포라이자 마이너리티로서 끊임없이 차별 받아온 현실을 곧 자기 정체성으로 구축해버린 재일조선인의 역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재일조선인은 실체 없는 비물질적 정서를 자기 실체의 뿌리로 삼고 있는 동시에 사실상 실체 있는 것에 대한 부정으로서만 자기 실체를 드러내어온 셈이다.
3 북송사업에 대한 일본 내에서의 연구 및 견해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책 참조 바람.
테사 모리스 스즈키(박정진 역), 『봉인된 디아스포라』, 제이앤씨, 2011.
4 채경훈, 「오시마 나기사와 재일조선인 그리고 국민국가」, 동국대 영상미디어센터, 『씨네포럼』, 제25호, 2016, 41~42쪽.
5 모어(태어나 처음으로 익힌 말)와 모국어(국민으로 소속된 국가의 국어)의 구별과 관련해서는 다음의 책 참조 바람.
서경식(김혜신 역), 『디아스포라 기행: 추방당한 자의 시선』, 돌베개, 2007(2006), 17~19쪽.
6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유태계 오스트리아 작가 장 아메리(Jean Améry)는 자신의 저서 『죄와 벌의 피안Jenseits von Schuld und Sühne』에서 유태인에 대해 “긍정적인 자기규정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언급한 바 있다. 이는 2차대전 시기를 살아낸 작가의 비판적 세계관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이와 동시에 스스로를 규정하지 못한 채 유럽 사회 내에서의 이방인, 즉 다수에 대립하는 부정형으로서의 소수자 정체성을 내면화한 유럽 내 유태인들에 대한 통렬한 자기고백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에 관한 이번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문화적 신념이나 조국애가 독일 등지의 한인 이주자 커뮤니티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향에의 향수와 자문화에 대한 국민국가적 자기규정’보다는 유태민족의 시오니즘에 보다 더 가깝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 바탕에는 아마도 이처럼 자발적, 긍정적 자기규정이 불가능한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언어적 조건들이 공통적으로 놓여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장 아메리의 글 구절과 관련해서는 위의 책, 210쪽.
3.
모어는 일본어이고, 모국어는 북한식 조선어이며, 남한도 북한도 아닌 일제 강점기 이전의 조선, 따라서 더 이상 실재하지 않는 민족 영토에 귀속되어있는 재일조선인들은 그 자체로 비규정적이고 비합일적이다. 모어와 모국어가 한국어로 일치하며 바로 그 한국어를 유일한 국어로 삼는 대한민국 국적을 일평생 가져온 필자의 관점에서는 이와 같은 재일조선인들의 비합일적 삶의 양식, 그리고 앞서 언급한 디아스포라 마이너리티로서 일본 내에서 차별적 혹은 매개적 방식으로 구축되어온 이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재일조선인들의 삶이 ‘부정성’과 결부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바로 그와 같은 삶에 있어서의 ‘부정성’이 불일치에 기반한 부정의 상태로부터 벗어나 모든 것이 합일된 상태로의 지속적인 지향을 추동한다고 보았다. 이번 리서치 기간 동안 영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던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의 조선춤은 레퍼토리를 불문하고 (심지어 무용기본동작에 이르기까지) 필자에게 ‘돌기(突起) 없는 춤, 물 흐르듯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춤, 완충 작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 춤, 선율 중심의 서양식 관현악 오케스트레이션에 합일되는 춤’으로 감각되었는데, 익숙한 듯하면서도 사실상 매우 낯선 이들의 춤을 접하며 다음과 같은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몸의 언어를 통해 부정성을 봉합해낸다.’ 봉합된 부정성을 현시하는 몸의 언어란 일관되게 빠르고 일관되게 상승하며 일관되게 가벼웠다. 그리고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은 흥미롭게도 그처럼 한없이 흐르는 춤 안에서 ‘조국’을 호출하고 있었다.
4.
다음은 2010년 5월 6일에 동경문화회관에서 개최된 금강산가극단의 창립 55주년 특별공연 <조선무용의 비단길(朝鮮舞踊の緋緞道)> DVD 시청 시에 필자가 작성한 메모의 일부이다7:
— 금강산가극단의 춤에 있어서 '창작'의 의미란 무엇일까. 어쩌면 무용수 신체/춤의 기술 역량 강화에 국한된 것은 아닐까. 빨리 돌고 많이 돌고 높이 뛰고 상체를 뒤로 많이 꺾고 등등.
— 조선춤에 끼친 발레의 영향은 어디까지인 것일까.
— 스토리가 특별히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데, 이 경우에 스토리의 역할을 대신해서 작품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요소란 무엇일까. 관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의 선율 변화, 대규모 군무의 대형(Formation) 변화 등 시공간적으로 무대를 채우고 비우는 흐름 그 자체가 공연의 강도를 조절함으로써 스토리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 아닐까.
— 팔 동작만 보더라도 가슴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위로 향하거나 사선 방향을 이루는 경우가 많고, 다리 동작의 경우에도 높고 낮은 점프가 많으며, 무용수들의 호흡이 단전을 중심으로 묵직하게 내려앉는 것이 아니라 위로 가볍게 떠있다. 이 같은 호흡의 방식과 동작의 구성 전반을 통해 ‘상승하는 춤’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의 춤에 드러나는 상승의 이미지란 대체 어떤 의미인 것일까.
— 춤의 조형미가 갖는 상징성은 무엇일까.
이러한 궁금증들을 바탕으로 <조선무용의 비단길> 공연에서 인상 깊게 본 작품 중 하나인 <소장고춤>에 대한 짧은 감상을 남기고자 한다. 이 작품은 북한의 인민배우이기도 한 재일조선인 무용가 임추자가 이끄는 ‘임추자 민족무용단‘의 여성단원 9명이 출연한 작품으로 약 5분 30초 가량 이어졌는데,8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늴리리야>와 같은 배경음악에 맞춰 춤을 추되) 점차 춤이 고조될수록 배경음악의 박자를 쪼개어 한 박자 안에 더 많은 동작들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공연 전반의 속도감을 높이는 점이었다. 이처럼 특정한 하나의 프레임을 세분화함으로써 복수형의 프레임들로 전환시키면, 시시각각 변형되고 변주되는 춤의 과정이 바로 이 각각의 프레임 안에 일종의 조형물과도 같이 박제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마치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모션 픽쳐와도 같은, 움직이지만 움직이지 않는 듯한 역설적인 속도감 속에서 무용수들은 인형처럼 화사하게 미소 지었고, 매우 가볍고 빠르게 걷거나 뛰거나 돌거나 점프했으며, 원과 직선, 사선 등 공간에서의 대열을 그래픽적으로 축조해내고 곧이어 허물어뜨리기를 반복했다. 이처럼 프레임을 쪼개어 동작의 변주를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춤을 가속하게 만드는 안무 방식은 2017년 7월에 금강산가극단에서 제작, 발행한 <조선무용기본동작>에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가령, 제 1동작 ‘걷기‘의 경우에 보통걷기, 꼬아걷기, 비껴걷기, 전줄러 걷기, 곱디뎌 걷기9 순으로 진행되다가 동일한 박자 안에서 꼬아 곱디뎌 걷기, 비껴 곱디뎌 걷기, 전줄러 곱디뎌 걷기 등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걷기 동작을 결합시켜 보다 복합적이고도 빠른 움직임의 이미지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때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동작이 결합되는 방식과 그 결합이 이루어지는 타이밍은 사실상 매우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있음에도, 실제 공연의 형식 안에서 관객에게 전달되는 춤의 감각이란 이 같은 체계성 너머에서 끊임없이 울린다는 것이다. 춤 동작의 시연을 넘어서서 몸이 수행하는 특수한 기예 단계로까지 확장된 춤의 형식. 그리고 비단결처럼 영구히 흐름과 동시에 쉼 없이 상승하고자 하는 춤의 의지 안에서 현시되는 민족과 조국에의 염원. 그와 같은 춤은 재일조선인들의 오늘을 표정 짓지 않는다. 대신에 오늘을 넘어선 다른 차원의 시간성 속에서 그들 삶의 단면들을 봉합해냄으로써 재일조선인의 조선춤이 갖는 의미를 조국 자체와 등가적으로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어쩌면 재일조선인 무용가들은 역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경계 혹은 틈 사이에 놓일 수밖에 없는 자신들의 삶 속에서 피어난 조선춤을 통해 춤추는 이의 몸과, 춤의 이념과, 공연을 구성하는 다양한 기호들(음악, 코스튬, 무대미술 등을 포함한)의 의미가 일치된 조국을 상상하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재하지 않기에 실제로 경험한 적도 없고 경험할 수도 없는 조국을 무대 위에 그릴 때, 무대는 그 자체로 삶을 초월하는 하나의 이상향이 된다.
7 본문에서 언급되는 금강산가극단의 <조선무용의 비단길> DVD와 <조선무용기본동작> DVD는 이번 <춤의 이주> 프로젝트에 리서처로 참여한 홍정아 님의 자료 제공으로 시청할 수 있었다. 지면을 통해서나마 감사함을 전한다. 참고로, 이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진다. 1부에서는 <풍랑을 뚫고>(독무), <일편단심 붉은 마음 간직합니다>(군무), <사당춤>(삼인무), <비단실 뽑는 처녀들>(군무), <소장고춤>(군무), <춘향전>(군무) 이상 6편의 작품이, 2부에서는 <고려삼신불춤>(군무), <소고춤>(군무), <꽃등놀이>(군무), <설죽화>(독무), <쟁강춤>(군무), <대하>(군무), <아리랑>(농악무) 이상 7편의 작품이 공연되었다. 제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중 대부분은 한반도의 전통문화를 주제나 소재로 차용한 작품이다. 참고로, 오프닝 작품인 <풍랑을 뚫고>는 최승희가 1949년도에 초연한 독무를 재연한 것이기도 하다.
8 통일뉴스가 인용한 2017년 7월 10일자 재일 <조선신보>의 보도에 따르면, 무용가 임추자는 “북한의 무희최승희를 동경하여 10살 나이에 무용을 시작”했으며 “학생시기에 조선무용소조를 만들고 졸업 후에는 일본땅에 조선무용연구소를 처음으로 설립한 재일동포 무용가의 선구자”라고 한다.
출처: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383
9 ‘전주르다’라는 표현은 “동작을 진행하다가 다음 동작에 힘을 더하기 위하여 한 번 쉬다”(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검색어: 전주르다)라는 의미이며, ‘곱디뎌 걷기’란 남한에서 일반적으로 ‘투스텝’이라고 통용되는 한국무용 기본 발동작을 뜻한다.
5.
‘부정성‘이라는 개념을 ‘속도‘ 혹은 ‘흐름‘과 연결 지을 수 있었던 데에는 철학자 한병철 교수의 저작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투명사회(Transparenzgesellschaft)』에서 그는 신 자유주의가 지배하는 현 사회를 부정성이 부재하는, 그리하여 투명해진 사회로 정의 내린 바 있다. 부정성이 부재한다는 것은 곧 매끈해짐을 의미하며, „자본과 의사소통과 정보의 매끈한 흐름 안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10사회가 구축되어감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정성이 사라짐으로써 흐름은 빨라지고, 빨라진 흐름에 따라 효율은 극대화되며, 극대화된 효율성 안에서 사회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를 착취하는 사회 구조에 대해 “피로사회(Müdigkeitsgesellschaft)“11이자 “긍정사회(Positivgesellschaft)“12라고 진단한 바 있는 한 교수의 철학은 물론 재일조선인의 조선춤 맥락과는 다소 거리가 먼 현대 사회의 정치경제적 컨텍스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전개해나가는 ‘부정성‘이라는 개념의 운동성 자체, 즉 ‘반(反)‘의 상태가 소거되었을 때 필연적으로 발생될 수밖에 없는 가속의 상태와 무게감의 상실은 재일조선인의 조선춤에 접근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되어주었다. 게다가 이 같은 부정성의 개념 모델이 신 자유주의의 맥락을 넘어서서 이번 재일조선인의 조선춤 경우처럼 특정 집단의 문화정체성 고양 문제와 연결된다면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프로파간다 문화예술 연구 등에 다소 국한되어있던 기존 관련 연구의 방향과 관점에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재일조선인의 조선춤이 보다 거시적인 인문학적 담론 안에서 조명될 때, 춤의 속도와 춤추는 얼굴의 표정과 춤추는 몸의 인상은 보다 다양한 해석의 지점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한 후속 연구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10 Byung-Chul Han, Transparenzgesellschaft, S.5.
11 “피로사회”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내용 참조 바람.
Byung-Chul Han, Müdigkeitsgesellschaft, Berlin: Matthes&Seitz, 2014(2010), S.56-63.
12 “긍정사회”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내용 참조 바람
Byung-Chul Han, Transparenzgesellschaft, S.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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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 without Negativity: Reflections on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Son Okju (Performing arts scholar)
Translation: Kyunghoo Kathy LEE
Translation: Kyunghoo Kathy LEE
The pressure of acceleration is accompanied by the elimination of negativity.1
0.
It flows towards one spot with levity and lightness, with nothing getting in the way.
1.
Who are Zainichi Koreans, and what is the dance of Zainichi Koreans? From the first-generation immigrants who emigrated from the Korean Peninsula(“outland”) to Japan(“inland”)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to their decedents, the fourth and fifth generations who are born and grew up in Japan, Zainichi Koreans experienced different modes of migration within a long trajectory of time and this experience of migration has had a crucial influence in forming their identity as immigrants. This year, choreographer Lim Jee-Ae’s research project, which began in 2018 under the theme of Migration of Dance, aimed to focus on Zainichi Koreans who have ‘Joseon’citizenship –rather than Korean or Japanese citizenships–to investigate the activities of dance artists who have been visiting North Korea while belonging to a national identity of ‘Joseon,’ a country that does not exist at present. Through this, the three researchers(Lim Jee-Ae, Hong Jungah and I) tried, within our own experiences and knowledge, to get a sense of the issues of migration and identity and also of the ‘Joseon dance’ as a phenomenon onto which they are reflected. This essay is a small collection of my thoughts and reflections upon watching the videos of Joseon dance by Zainichi dance artists and reading books and papers related to Zainichi Koreans.2[2]
1 „Der Beschleunigungsdruck geht mit dem Abbau der Negativität einher.“
Byung-Chul Han, Transparenzgesellschaft, Berlin: Matthes&Seitz, 2013(2012), S.6.
2 Considering the nature of the research topic, I will limit my use of the term “Zainichi Koreans“ to “Zainichi Koreans with Joseon citizenship.”
2.
Before I talk about my impression on the dance of Zainichi Koreans, I’d like to bring focus to how they are invoked as “an indefinite being(ein unbestimmtes Wesen)” in the Japanese society who infringes homogeneity and thus have been manifested in society as “negativity(Negativität)” itself. It is not only within the discourse of a few Japanese scholars -whose research has associated the background of the repatriation project of sending Zainichi Koreans to North Korea, which took place from 1959 until 1984, with the interests of Chongryon(General Association of Korean Residents in Japan) and North Korea while completely separating it from the standpoint of the Japanese government- that Zainichi Koreans were viewed in a negative way.3 Although a clearly different context, when Zainichi Koreans are invoked, for instance, by filmmaker Nagisa Oshima (who has famously put an effort for the rights of Zainichi Koreans) as kind of a mirror that encourages the Japanese who are not free from their original sin to repent,4 Zainichi Koreans are endowed again with “negativity as unequal beings.” In other words, one could say they are on the one hand excluded and expelled in order to imagine Japan as a space of purity where mother tongue and native language match5 and, on the other hand, discovered as a mediator or opportunity of the self-reflection of the Japanese people and further as a kind of nostalgia itself, which ought to be preserved and protected. What does it mean to be a mediator that helps the Japanese to critically examine themselves by reflecting their ugliness? Could it be that Zainichi Koreans as such a mediator cannot be subjects to define or reflect on themselves, being only represented in negativity(“not ~”) in relation to the ugly or non-ugly Japanese?6 In the process of such representation, it is easily forgotten that Zainichi Koreans, invoked as an opportunity for self-discovery of the Japanese, have shared the time-space of life and language with the Japanese people, the subjects of that self-discovery. (Even today, many of Zainichi Koreans have never stepped outside of the Japanese territory due to entry and exit issues related to citizenship, for instance.) As shown by the history of Zainichi Koreans that formed both a nationality(“Joseon”) out of a national sentiment towards a non-existing home country and a self-identity out of the reality of constant marginalization as a diaspora and minority in the Japanese society, we can say the root of their substance is a non-material sentiment without substance, and their substance has practically revealed itself only as negativity of the substantial.
3 For more information on the studies and viewpoints in Japan on the repatriation project: Tessa Morris-Suzuki(translated by Park Jeongjin), Exodus to North Korea Revisited, JnC, 2011.
4 Chae, Kyeong-Hun, Zainichi Koreans and the Nation-state in Oshima Nagisa’s “Death by Hanging”, in: Dongguk University Cineforum, Cineforum, vol., no.25, 2016, pp.41-42.
5 For more information on the distinction of mother tongue(the first language one learns) and native language(official language of the country one belongs):Seo Kyungsik(translated by Kim Hyeshin), Travels of Diaspora: The Eyes of the Expelled, Dolbegae, 2007(2006), pp.17-19.
6 Jewish Austrian writer and a Holocaust survivor Jean Améry wrote in his book, Jenseits von Schuld und Sühne(Beyond Guilt and Punishment),that Jewish people are “incapable of positive self-definition.” Although it might reflect a critical point of view of the writer who lived through WWll, it may be a poignant self-confession about the Jewish people in Europe who have internalized an identity of minority as a negative form against the majority, as strangers in the European society who cannot define themselves. During the research on Zainichi dance artists, it occurred to me that their cultural beliefs or patriotism are actually closer to Jewish Zionism than “nostalgia for motherland and nation-state-related self-definition of one’s own culture” commonly seen in the Korean immigrant communities in Germany and other places. And this may be due to their shared underlying historical, social, political, cultural, and linguistic conditions that make voluntary and affirmative self-definition impossible.
For more information on Améry’s quote: ibid., p.210.
3.
With Japanese as the mother tongue, with North Korean-style Joseon language as the native language, and belonging to the country of Joseon before the Japanese Occupation -which is neither South nor North Korea but a national territory that no longer exists- Zainichi Koreans are indefinite and non-unifying in themselves. From my perspective, as someone whose mother tongue and native language are both Korean, the only official language of the country of my lifelong nationality, the life of Zainichi Koreans could be associated with ‘negativity,’ based on their non-unifying mode of life and their identity as diaspora and minority which is constructed in the ways of marginalization and mediation in Japan. Also, it is my view that this ‘negativity’ in life provides impetus for a continuous orientation towards a state of everything being unified, departing from a state of negativity based on discordance.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dance artists that I watched in this research, at least in the form of video, felt to me as “a dance without bumps, an endless dance like flowing water, a dance that does not need a buffer, a dance that is integrated into the Western melody-oriented orchestration” regardless of the repertory (even the basic movements). And this somewhat familiar yet very strange dance brought me to this idea: “stitching up the negativity through the language of body.” The bodily language that manifests stitched-up negativity was consistently fast, consistently elevating and consistently light. And interestingly, Zainichi dance artists were invoking “motherland” in this infinitely flowing dance.
4.
The following is from my notes when I watched the DVD of Silk Road of Joseon Dance, the special performance of Geumgang-san Gageuk-danon May 6, 2010, for the 55th anniversary of the company’s foundation7:
- What does ‘creation’ mean to the dance of Geumgang-san Gageuk-dan? Perhaps the idea is limited to the improvement of technical capabilities of the body/dance of the dancers? Many fast turns, higher jumps, bigger back bends, etc.
- How much influence did ballet have on Joseon dance?
- There are surprisingly many cases where there are no specific narratives; then what are the elements that create the overall flow of a piece instead of a story? Perhaps the flow of temporal and spatial emptying and filling of the stage itself, such as melodic changes of orchestration or formation changes in big group choreographies, could replace the role of story by controlling the intensity of performance?
- The arm movements are almost never below the chest; they are usually upward or diagonal. Also, a lot of leg movements are jumps in different heights and the breaths of dancers are not really grounded or rooted in the belly, but very light and floating. Would there be a specific reason for making an ’elevating dance’ with such rhythms and general movement composition? What on earth does this mean - the image of elevation shown in the dance of Zainichi artists?
- What would be the symbolism of dance’s figurative beauty?
Based on these questions, I’d like to talk briefly about the piece Sojanggo Dance, which left a strong impression in me from the performance of Silk Road of Joseon Dance. Starring 9 female members of Lim Chooja Dance Company for Korean Folk Dance, led by Zainichi dance artist Lim Chooja who is also a national actress of North Korea, this piece lasted for about 5 minutes and 30 seconds.8 And one particularly interesting thing was that it –while a folk tune like Niliriaaccompanies the dance– increased the overall speed of the performance as the movements intensified, by breaking down the beats more and putting more movements into one beat. Dividing one particular frame and turning it into several, it gave a feeling that this process of dance shifting and transforming each moment gets immediately imprinted within each frame like a kind of sculpture. Like a motion picture that unfolds with high speed, in this paradoxical sense of speed of moving but not feeling like it, the dancers wore a bright smile like a doll, walked, ran, turned, or jumped very lightly and fast, and kept graphically constructing and dissolving spatial formations of circles, straight lines, or diagonals. This way of choreography, which breaks down frames in order to enable variations in movement and at the same time accelerate them, is similarly shown in Joseon Dance Basic Movements,created and published by Geumgang-san Gageuk-danin July 2017. In the first movement, “Walk,” for example, we see a normal walk, twist walk, cross walk, staggered walk, and two-step walk in order and then, in the same rhythm, we see the combination of two different walks like a twist two-step, cross two-step, or staggered two-step, and thus the image of more complex and faster movements. One interesting thing here is that although the way and timing of these movements being combined are organized very systemically, the feel of this dance delivered to the audience within the actual form of performance keeps resonating beyond that system. A form of dance that moves beyond the demonstration of movements to the level of a particular craft performed by the body. And the aspirations towards the nation and motherland manifested in the will of dance, which tries to flow infinitely like silk and at the same time elevate without stopping. Such dance does not bear the today of Zainichi Koreans. Instead, they compose the meaning of Zainichi Koreans’ Joseon dance to be equivalent to the motherland itself by weaving fragments of their life in another dimension of temporality that goes beyond today. And through the Joseon dance that arises from their inescapably in-between, borderline life both in historical and cultural senses, perhaps the Zainichi dance artists are trying to imagine their motherland, where the meanings of the dancing body, the ideas of dance, and different signifiers constituting a performance(including music, costumes or set design) are all united. When the motherland that has never been experienced and never will be for it does not exist is portrayed on stage, the stage itself becomes an ideal that transcends life.
7 The DVDs of Geumgang-san Gageuk-danmentioned in this essay, Silk Road of Joseon Dance and Joseon Dance Basic Movements, were provided by Hong Jungah who is one of the researchers of this Migration of Danceproject. My sincere thanks to her. This performance is divided into two parts. In Part 1, there are 6 pieces: Through the Storm(solo); I Keep My Red Devoted Heart(group); SadangDance(trio);Silk Reeling Women(group); SojanggoDance(group); and Chunhyang-jeon(group). In part 2, 7 pieces were performed: Goryo Samshinbul Dance(group); SogoDance(group); Flower Lantern Play(group); SeoljookFlowers(group);JaenggangDance(group); Grand River(group); and Arirang(farmer’s dance). As seen from these titles, most of them took traditional culture of the Korean Peninsula as their themes. The opening performance, Through the Storm,is a reenactment of Choi Seunghee’s solo piece which was premiered in 1949.
8 According to Choson(Joseon) Sinboon July 10, 2017, as cited by Tongil News, dance artist Lim Chooja, who “started dancing at age 10 from the admiration for the North Korean dancer Choi Seunghee,”is the “pioneer of Zainichi dance artists, who initiated Joseon dance extracurricular activities during her school years and founded the first Joseon Dance Research Center in Japan upon graduation.”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383
5.
Philosopher Han Byung-chul’s work had a big influence on connecting the notion of ‘negativity‘ with ‘speed‘ or ‘flow.‘ In one of his major works, The Transparency Society(Transparenzgesellschaft), he defined our current society dominated by neo-liberalism as a society without negativity, thus having become transparent. Having no negativity means becoming smooth and sleek; it means a society is built „with no resistance within the smooth flow of capital, communication, and information.“ As negativity disappears, the flow gets faster, which maximizes efficiency; and the social structure where each member of society exploits oneself in this maximized efficiency is what Han viewed as “the burnout society(Müdigkeitsgesellschaft)“ and “the society of positivity(Positivgesellschaft).“ This philosophy is of course based on a socio-political context of contemporary society which is quite distant from that of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Nevertheless, the mobility itself of his notion of ‘negativity,’ that is, the inevitable state of acceleration and loss of weight that occurs when the ’counter-’state is eliminated, has been a very important key in approaching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In addition, I thought if the model of negativity concept goes beyond the neoliberal context and links up with the issue of enhancing a particular group’s cultural identity, as in the example of Joseon dance, it might give a new perspective to the orientation and standpoint of the preexisting research which is rather limited to propaganda art and culture in a historical context. When the Joseon dance of Zainichi Koreans is illuminated within a more macro-level discourse of humanities, the speed of dance, facial expressions of dancers, and impressions of dancing bodies might generate clues for more diverse interpretations. A follow-up research will be our next ta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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